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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획득, 제3 인터넷 은행 코앞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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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획득, 제3 인터넷 은행 코앞

꼬마낙타 2020. 1. 6. 06:07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월 16일 오전 임시회의를 개최해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토스뱅크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예비인가 선정에서 한차례 고배를 마신 이후 재도전 끝에 드디어 토스뱅크가 제 3인터넷 은행으로 갈 수 있는 예비인가를 따내게 되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TOSS)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하는 서비스인 '토스(TOSS)'는 간편 송금을 해주는 서비스다. 길고 외우기 어려운 계좌번호 대신 짧은 전화번호를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 소액을 송금할 수 있는 앱으로 학생과 직장인 사이에서 '더치페이' 문화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는 간편 계좌 송금에 이어 계좌 정보조회, 신용점수 관리, 투자상품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해오고 있다. 그 결과 토스의 기업 가치는 2조 7000억원에 이르게 되어 한국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이되었다. 특히 KPMG가 선정한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목록에 2년 연속 오르기도 했다. 현재 토스의 가입자 수는 16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월간 접속자 수가 1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토스와 관련된 재미있는 사실은 '비바리퍼블리카'를 창업한 벤처 사업가인 '이승건' 대표의 이력이다. 이승건 대표는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치과 의사로 일하다가 토스를 창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산이나 금융 전공자가 아닌 치과의사가 창업한 핀테크 업체가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것도 참 특이한 이력이다.

제 3인터넷 은행과 메기효과

토스에 대한 얘기는 잠시접고 다시 제 3인터넷 은행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회사를 허용하려는 이유는 소위 '메기효과'라고 부르는 현상을 불러일으켜 금융산업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메기효과는 과거 유럽의 어부들이 북해 연안에서 잡은 청어를 먼 곳까지 이동시킬 때, 잡은 청어들을 신선하게 이동시키는 방법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유래한 단어다. 어부들이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배에 있는 수조에 넣으면 바로 죽어버려 살아있는 채로 운송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 중 한 어부만이 항상 살아있는 청어를 잡아왔는데, 그 어부가 죽고 밝혀진 비법은 바로 수조에 청어의 천적인 메기를 넣는 것이었다. 메기가 함께 헤엄치는 수조에서 청어는 살아남기 위해 계속 도망다니며 헤엄치게 되었고,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메기효과란 발전이 없고 정체된 분야에 메기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들어오면 각 개체들이 생존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혁신을 도모하는 현상을 말한다. 금융당국의 입장에서 '카카오 뱅크', '케이뱅크','토스뱅크'가 바로 금융 산업에 집어넣은 메기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금융업이라는 분야는 자칫 혁신없이 정체되어 현상 유지만하도록 흘러갈 수 있는 분야다. '고인물'에 비유될 정도로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기대하며 예대마진 정도의 이윤만 남기며 사업을 영위할 수도 있는 산업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 시장을 무섭게 잠식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없이 정체되어 있는 국내 금융 시장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따라서 금융 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메기를 풀어 혁신을 도모하고 미래에 있을지모를 위기에 대응할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의 핵심 포인트다.

'카카오 뱅크'와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지 2년여의 시간이 흐른지금 메기효과는 어느정도 검증이되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비대면 창구업무 서비스는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에 충분히 어필이 되었고, 20, 3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에 기존 은행들도 비대면 창구 업무를 확대하고 경쟁력있게 서비스들을 개선하게되었다. 그 결과 지금은 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나 기존 은행이나 앱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업무에는 크게 차이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정부가 풀어놓은 메기 두 마리 중 한 마리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한 것 같다.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다르게 케이뱅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것같다. (링크 : 자본확충 지연' 케이뱅크 사실상 셧다운… 신규대출 올스톱 - 파이낸셜 뉴스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한지 2년이 지나면서 은행업무에 대한 접근성과 주마다 납입하는 적금같은 창의적인 금융 상품들도 출시되긴 했지만 여전히 예금이나 대출 금리에서의 자극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카카오 뱅크의 일반신용 대출 평균 금리는 연 2.93%로 5대 시중 은행의 2.95%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시중 은행들이 꺼려하는 중금리, 중신용 대출 분야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별다른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스뱅크

이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토스뱅크라는 싱싱한 메기 한마리를 더 풀어 놓을 예정이다. 이 메기는 기존 은행과 더불어 카카오 뱅크와도 경쟁하며 다시금 금융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이승건 대표에 의하면 토스뱅크는 중신용 개인 고객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본인들의 리스크에 걸맞는 대출이나 금융상품을 제안 받을 수 없다면, 토스뱅크는 저신용 사용자 등을 대상으로하는 POS 대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POS대출'은 신용카드 할부거래를 이용하지 못하는 신파일러 또는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이커머스 이용시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대출 형태로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토스가 주요 주주로 참여(지분율 34%)하며, KEB 하나은행(10%), 한화투자증권(10%), 중소기업중앙회(10%), 이랜드월드(10%), SC제일은행 (6.67%), 웰컴저축은행(5%), 한국전자인증(4%), 기타 다수의 업체(10.33%) 등 11개사가 주주로 참여한다.

2500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림되는 토스뱅크는 2021년 7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출범 2년 후 자산 목표를 3조 3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27%에 불과한 규모다. 토스뱅크의 운영방침은 카카오뱅크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아닌 내실을 다지며 천천히 느린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자산을 빠르게 늘리려고 할 경우 공격적인 대출 영업과 대규모 증자가 불가피해질 수 있고, 이는 은행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재수끝에 인터넷전문은행 자격을 획득한 토스뱅크가 금융산업에서 활동하는 메기로서 어떤 효과를 일으킬 것인가를 두고 많은 논쟁이 있다. 이미 카카오뱅크가 선점해버린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에서 토스뱅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간평 결제 서비스를 수 년간 해오면서 많은 사용자와 데이터를 확보한 토스가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경험, 혁신상품 출시경험, 혁신적인 조직구조 등을 장점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토스가 최종사용자에게 토스뱅크를 써야만하는 이유를 어떻게 납득시킬 것인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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